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마동욱(42)씨와 시인이대흠(33)씨가 호남선 철길을 따라 한달 가까이 걸어 20일 서울에 도착했다.
고향이 전남 장흥으로 같아 오래 전부터 절친했던 둘은 지난달 24일 『통일을 기원하고 철길 주변의 풍경도 기록하자』며 의기투합, 목포를 출발해 송정리, 익산, 서대전, 수원을 거쳐 걸어왔다.
서울역에 도착한 이들은 역 주변에 사흘간 머물며 주위 풍경을 카메라와 글로 기록한 뒤 22일 경의선을 따라 다시 출발, 25일 최종 목적지인 문산역까지 갈 계획이다.
마씨는『우리 근·현대사의 흔적이 그대로 묻어 있는 철길과 역모습을 사진에 담아내고 싶었다』면서 『철로변에서 만나는 분마다 따뜻하게 맞아줘 사람에 대한 정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이씨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철도 만큼은 옛 자취를 간직해 온 것 같다』며 『서민 애환이 서린 철길이 북한까지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고 했다.
이들이 철로를 따라 걸을 수 있었던 것은 철도청의 특별 허가 덕분. 철도청은 각 역마다 보선원을 1명씩 배치, 이들의 안전을 배려했다.
두사람의 여행일정은 지난 7일 문을 연 여행전문 인터넷방송 「비전투어」(visiontour.com)를 통해 영상으로 인터넷에 공개되고 있다. 비전투어는 두 사람의 문산 도착일에 맞춰 임진각에서 「경의선 철길잇기 퍼포먼스」도 열기로 했다.
마동욱씨는 97년 탐진댐 건설로 위기에 놓인 장흥군 유치면의 실상을 담은 사진집 「아! 물에 잠길 내 고향」 등을 펴냈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대흠씨는 94년 「창작과 비평」에 시 「제암산을 본다」로 등단했고, 97년 현대시동인상을 받았다. 두사람은 국토 종단이 끝난 뒤 기록한 사진과 글을 모아 영상 에세이전을 열 계획이다.
( 글=최원석기자 ws-choi@chosun.com )
( 사진=전기병기자 gibong@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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