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매일/2003.04,11<전남 유명산 휴양림(하)>

맑은 공기 마시며 건강도 챙긴다

천연산림욕장 숲속 길 신선함 가득

자연학습장, 체육·편의시설도 갖춰

장흥 보림사 하면 지금으로부터 1천300여년 전인 서기 759년 신라시대 때 창건된 천년고찰이다.

이 절을 창건한 이는 보조국사보다 100년 전쯤 사람인 원표대덕(元表大德)으로 원래의 이름은 '가지산사'였다 한다. 그 뒤 보조국사 체징이 이곳에서 헌안왕의 뜻을 받아 신라 구산선문 중 최초로 '가지산파'를 열었다. 880년 체징이 입적할 때에 무려 800여명의 제자들이 여기에 머물렀다고 한다.

보조국사가 입적후에 헌강왕이 절 이름을 내려줘 지금의 '보림사'가 됐다. 화엄종 사찰로 출발해 선종사찰로 바뀐 것.

미 하버드대 연경도서관에 있는 '신라국 무주 가지산 보림사 사적기'는 조선 초 세조 3년(1457)에서 10년(1464)사이에 발간된 것으로 보림사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여기에 보림사의 창건설화가 적혀있다.

'신라의 명승 원표대덕이 인도 보림사, 중국 보림사를 거쳐 참선중 한반도에 서기가 어리는 것을 보았다. 그는 신라로 돌아와 전국의 산세를 살피며 절 지을 곳을 찾았다. 어느날 유치면 가지산에서 참선을 하고 있는데 선녀가 나타나더니 자기가 살고 있는 못에 용 아홉마리가 판을 치고 있으므로 살기 힘들다고 호소해왔다. 원표대덕이 부적을 못에 던졌더니 다른 용은 다 나가고 유독 백룡만이 끈질기게 버텼다. 원표대덕이 더욱 열심히 주문을 외었더니 마침내 백룡도 못에서 나와 남쪽으로 가다가 꼬리를 쳐서 산기슭을 잘라놓고 하늘로 올라갔다. 이 때 용꼬리에 맞아 파인 자리가 용소(용문소)가 되었으며 원래의 못자리를 메워 절을 지었다…'

이 때문인지 보림사 주위에는 용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청룡리, 청룡이 피를 흘리며 넘어간 피재, 용두산, 용문리, 용소, 녹룡리 등. 창건설화에서 보듯 토속신앙과 불교의 대립이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유추하는 이도 있다.

가지산 보림사는 인도의 가지산 보림사, 중국의 가지산 보림사와 더불어 '세계 3보림'의 하나로 꼽힌다.

전쟁 때 파손된 이후 조금씩 복원돼 현재는 건물로 외호문과 사천왕문, 98년에 복원된 대적광전, 대웅전, 새로 지은 방각과 요사조사전, 삼성각, 명부전, 주지실, 암자 등이 절터를 채우고 있으며, 담장도 말끔히 둘렀다.

쌍탑과 석등, 대적광전 안에 있는 철조비로사나불이 모두 신라 때의 것으로, 국보다.

보림사 마당 한 가운데는 늘 일정한 수량을 유지하는 약수가 있다. 한국자연보호협회가 한국의 명수로 지정한, 우리나라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좋은 물이다.

◇보림사 천연산림욕장^장흥군은 최근 이 보림사가 자리한 가지산 24만평에 천연산림욕장을 개설했다. 지난해 10월 수립된'장흥 산림 10개년 보존·개발 계획'에 따른 의욕적인 사업이기도 하다.

이 산림욕장은 특히 보림사의 가지산 일대에 분포된 100년 이상된 비자나무 군락지와 녹차, 대나무, 단풍나무, 참나무, 꽃무릇 등을 사이로 하고 있어 다른 휴양림이나 산림욕장에서 느낄 수 없는 신선함이 가득하다.

우선 3.6㎞에 달하는 삼림욕로는 이용 대상자의 편의를 고려해 노약자나 어린이들이 이용하기 용이한 20분정도 소요되는 1코스(0.8㎞)와, 청소년이나 중장년층이 이용하기 좋은 40분정도 소요되는 2코스(1.5㎞), 건강한 사람들의 체력단련이나 심신수련에 적합한 1시간이상 소요되는 3코스(2.8㎞)로 구별돼 있다.

산악인이나 등산을 원하는 사람은 보림사의 동부도를 통한 산림욕장의 제3코스를 우회해 가지산(해발 511m)에 오르면 장흥의 제암산, 억불산, 천관산, 수인산등과 영암의 월출산 등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장흥군은 삼림욕장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하여 보림사, 수인산성, 탐진댐 수몰지내의 발굴유물 등 문화유적지와 유치자연 휴양림, 봉덕계곡, 탐진댐 등 휴양관광지를 연계한 계절별·주제별·연령별 테마 체험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장흥군 보림사권은 이 산림욕장의 개설로 인근의 유치 자연 휴양림, 구산선문의 개창지인 보림사, 천연 원시림의 봉덕계곡 등과 함께 전남 중남부권의 관광휴양을 선도하는 지역의 관광명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부대시설로 전망대(1동 20.5㎡), 자연학습장(1개소 143㎡), 체육시설, 편의·휴게시설 등이 갖춰져 있고 삼림욕로 중간지점에 맨발로(지압로)가 개설돼 주말과 휴일 가족과 함께 꼭 거닐어 볼만한 곳이다.

◇유치 자연휴양림^장흥군 유치면 신월리 옥녀봉에 자리한 천연림에 조성된 휴양림으로 풍광이 뛰어난 기암괴석과 400여종의 다양한 수목이 분포해 신선한 공기와 수목이 내뿜는 '테르펜', '피톤치드'의 방향성 물질이 풍부해 전국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사계절 내내 깨끗한 계곡물과 함께 열목어 등 1급수에서만 자라는 민물고기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원시적 자연 그대로를 만끽할 수 있다. 숲속의 집 11동과 물놀이장, 잔디광장이 조성돼 있으며 숲속의 집 이용요금은 3만∼10만원선이다.(061-863-6350, 6351)

◇가학산 자연휴양림^해남군 계곡면 가학리 가학산의 100㏊ 국유림에 기암괴석과 철쭉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휴양림이다. 산세가 나르는 학처럼 생겼다해서 가학산이라고 부르는데 비가 온 뒤에는 물을 버금은 바위 때문인지 산이 검게 보이기도 한다. 가래재∼깃대봉을 잇는 등산로를 따라가다보면 마치 한마리의 학을 타고 비상하는 느낌을 갖게 되며, 오는 5월 흑석의 위용과 흐드러지게 핀 철쭉의 신비를 알리기 위해 철쭉대제전이 열리기도 한다. 6∼7평의 산막과 야영장, 오토캠프장이 마련돼 있으며 산막 이용요금은 4∼5만원선이다.((061-536-4812)

◇천관산 자연휴양림^장흥군 관산면 농안리 천관산에 자리한 휴양림으로 영암국유림관리소가 관리하고 있다.(이용문의 061-867-6974) 호남 5대 명산중의 하나인 천관산은 관산읍과 대덕읍 경계에 있는 해발 723m의 산으로 온 산이 바위로 이뤄져 봉우리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으며 봄에는 붉게 피는 동백꽃, 가을에는 억새가 장관이다. 숲속의 집은 5평에서 15평형까지 다양하며 이용요금은 2만∼7만원선이다.

이밖에 전남에 위치한 휴양림으로 태양빛을 거의 볼 수 없는 그린 샤워장으로 유명한 화순 사평 휴양림(061-372-6337, 6015), 화순 이서의 안양산 자연휴양림(061-373-4199, 2065), 화순군 한천면의 휴양림(061-370-1329), 장성군 북이면의 방장산 자연휴양림(061-394-5523)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들이다.

이춘성기자 princeps@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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