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매일/2004.04.30
철쭉 군락지로 이름난 이른바 ‘일림산(日林山)’ 이름을 놓고 보성군과 장흥군이 논란을 벌이고 있다.
보성군 웅치면과 장흥군 회천면 사이에 있는 일림산(664m)은 숲이 깃든 산으로 산에 들어가면 해가 보이지 않는다 불려졌으며 봄이면 수십만평의 철쭉 자생지로 유명하고 가을에는 8부 능선에 형성된 무릎 높이 정도의 산죽밭과 정상 부근의 억새밭이 장관을 이뤄 찾은 이들이 많다.
논쟁의 발단은 보성군이 지난 2000년 정상 부근에 ‘일림산’ 표지석을 세우고, 매년 5월 보성 다향제 행사의 하나로 ‘일림산 철쭉제’를 개최,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이름 논쟁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된 지도에는 제2봉(626.8m)의 이름이 일림산으로 명기된 반면 장흥-보성 경계인 주봉(主峰.667.5m)은 이름이 누락된 사실이 확인된 것.
보성군은 작은 산 이름이 엄연히 있는 만큼 당연히 일림산이 돼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 장흥군은 옛부터 마을 주민들이 주봉 이름을 삼비산(三妃山)으로 불러온 만큼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관련 보성군은 최근 이 문제를 제기한 장흥군 안양면 청년회와 접촉, 보성 다향제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협력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축제를 앞두고 갈등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안양면 청년회는 오는 5월9일 무지개골에서 삼비산에 이르는 ‘제1회 삼비산 철쭉 등반대회’를 연다고 밝혀 향후 양측의 입장이 어떻게 정리될 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국립지리원은 지난해 7월 웅치면 선태곤씨 등 주민들이 질의에 대한 회신에서 “일림산 지명과 관련 위치가 5천분의 1, 2만5천분의 1 지도에 667.5m 봉우리로 표기된 것은 잘못”이라면서 “5만의 1지도 626.8m 봉우리에 지명이 표기된 것이 맞다”고 밝혔다.
보성=안춘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