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03-05-06
장흥에는 산이 많다. 그 중에서도 천관산(723㎙)을 꼽을 수 있다. 제암산이 봄철 반짝 인기를 누리는 산이라면 천관산은 사시사철 사람들이 찾는산이다. 도립공원으로 장흥의 얼굴인 셈이다. 정상의 웅장한 기암괴석이압권이다. 산 아래에서 보면 마치 톱날을 보는 것 같다. 등산로가 쉽지도어렵지도 않고 변화 무쌍해 재미있다. 가을에는 억새로 유명하다. 정상부40만여평의 능선이 온통 억새밭으로 변한다. 지금 억새꽃은 없다. 대신 눈부신 신록이 바위 봉우리 사이로 반짝거린다.
제암산행을 1박 2일로 계획했다면 천관산도 올라보자. 수도권일지라도 부지런을 떨면 첫날 천관산, 둘째날 제암산을 한꺼번에 오를 수 있다. 3시간30분에서 4시간이면 충분히 정상을 정복하고 내려온다. 장천재-체육공원-금강굴-환희대-연대봉-양근암-장천재 코스가 일반적이다. 약 6㎞ 정도이다.
바다를 볼 수도 있다. 장흥에서 약 16㎞ 떨어진 수문해수욕장은 맑은 물과백사장으로 유명한 곳. 득량만을 마주 보고 있다. 여름이면 인근의 피서객으로 번잡하지만 아직은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울창한 소나무숲 그늘에서 잔잔한 파도를 감상할 수 있다.
보림사는 가지산 계곡에 숨어있는 고찰. 우리나라에서 선종이 가장 먼저들어와 정착된 곳이다. 옛 절은 웅장하고 수려했다. 조선의 숭유억불정책으로 기세가 줄었고, 한국전쟁의 피해를 입어 지금은 소박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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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관산 여행법
[한국일보 2003-10-14 7]
장흥으로 쉽게 가려면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목포까지 간다음, 2번 국도를 계속 타고 가면 강진을 거쳐 장흥에 닿는다. 2번 국도의이 구간은 거의 고속도로 수준이다. 길 잃을 염려가 없다.장흥읍에서 관산으로 길을 잡고 약 20분 달리면 천관산이 보인다. 서울에서 장흥읍까지 하루 3차례 고속버스가 왕복한다. 서울에서 광주로 가면 오히려 편하다. 광주-장흥간 시외직통버스가 하루 25회 왕복한다. 장흥공용터미널 (061)863-9036.천관산 입구에는 숙소가 부족해 장흥읍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것이 좋다.
장흥관광호텔(061-864-7777), 그랜드파크모텔(863-0042), 한솔모텔(862-8336), 샛별모텔(863-6788) 등 장흥읍 건산리 일대에 장급 여관이 밀집해있다.
장흥에는 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다도 있다. 해산물이 싱싱하고 맛있다. 바지락회가 유명하다. 미나리와 식초로 상큼한 맛을 낸 바지락회는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풍부한 음식. 특히 식욕 회복에 좋다.
안양면 수문리의 바다하우스(061-862-1021) 등이 전문으로 한다. 남도 먹거리의 얼굴인 한정식을 빼놓을 수 없다. 장흥군청 옆의 신녹회관(863-6622)이 유명하다. 상다리가 휘어지게 나온다. 읍내의 취락식당(863-9336)은소 등심을 파는 집. 키조개, 새조개를 함께 굽는 이른바 ‘삼합구이’를 맛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