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김명전 전 전EBS부사장

특별인터뷰/김명전 전 전EBS부사장

주민이 원하는 '위민정치' 공부하겠다

4·15 총선 열기가 서서히 무르익어 가던 지난 1월 말, 김명전 전EBS부사장은 어느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 중에 내가 가장 개혁적인 후보"라고 자평한 뒤, "이제는 새로운 시대에 맞게 전후 세대가 국민통합과 민족화합의 새 시대를 이끌어나가야 한다"면서 그 소임을 다하기 위해 편안한 EBS 부사장직을 버리고 정치개혁의 대의에 동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기성에 물들지 않는 깨끗한 선거운동을 통해 왜 이 시대의 정치개혁이 필요한 지를 몸소 보여주겠다"고 말한 바 있었다.

■정치개혁의 역사적 사명 수행 위해 정계 입문

한 마디로 김명전 전EBS부사장은 자신이 가장 개혁적인 인물이므로,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시대적이고 역사적인 사명과 소임을 다하고자 정치계에 입문했음을 천명한 것이다.

결코 지나친 말도 틀린 말도 아니었다. 열린우리당뿐만 아니라 전체 출마자 6명 중에 가장 젊고 참신하며 가장 개혁적인 인물이었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바다. 또 실제로 김명전 EBS 전부사장의 과거 경력을 두고 봤을 때는 더 이상 의심할 바 없는 사실이기도 했다.

지난 4·15 총선 결과가 말해주듯이 지금 우리 시대는 분명히 정치개혁을 강하게 원하고 있으며 정치계도 이를 적극 수용했다. 이러한 시대정신에 비추어 봤을 때 김 전EBS부사장의 정치적 도전은 결코 터무니없는 도전이 아니라 가능성이 더 많은 도전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로 나타나고 말았다.

열린우리당 경선과정에서 기존의 부패적 정치상이 여전히 재연되듯 선관위의 부정적 선거개입과 대의원 선발과정의 부정 의혹이 제기됐으며(경선 이후 금품수수로 매표행위가 이루어진 일이 사실로 드러났다), 선거 결과도 상당수의 지역민들은 김전EBS부사장의 참신성과 개혁성을 외면한 것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물론 우선순위 투표결과에서, 2위득표는 330표를 획득, 장흥과 영암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긴 했지만, 선거는 1등만이 승자이므로 2위 득표가 아무리 많다한들 소용없는 일이었다.

4월 1일 '쫑(終) 파티' 때 김전EBS부사장은 지역의 여러 어른들 앞에서 일단의 소회를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얼마 전에 기자와의 만남에서도 거듭 그때와 유사한 말을 했다. 그 말인즉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지역민이 원하는 정치 배우고 익힐 터

"이번 고향에 내려와 정치의 이상과 현실정치의 괴리를 여실히 공부했습니다. 이것은 저에게 아주 귀중한 경험이 되었고 많이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제가 생각하는 깨끗하고 맑은 정치, 개혁정치라고 하는 제 나름의 정치이상을 포기할 생각은 없습니다. 아직은 제 능력이 미치지 못해서 더욱 많이 공부하고 경험을 더 쌓으라는 지역민들의 엄숙한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다만 제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기도 하고 앞으로도 숙고하면서 많이 고민해야 것은, 도회지와 달리 보수성이 강한 우리 지역에서 저의 개혁성과 지역민의 보수성을 어떻게 적절히 조화시켜 갈 것이냐 하는 점입니다. 결국은 아마도 이것이 제가 짊어져야 할 과제가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르신들의 많은 지도와 충고를 바랍니다. 이점에서, 앞으로 지역민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나누고 애환도 나누면서 제가 이상하는 정치가 아닌, 진정으로 지역민들이 원하는 정치 이상을 배우고 익혀서, 제가 원해서가 아니라 지역민들이 진정으로 원해서 하는 정치를 펼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 장흥과 장흥인 위한 일 모색해 볼 생각

주민들과 애환을 나누고 주민들이 원하는 정치를 펴겠다는 것은 곧 '생활정치', 아니 진정한 '위민(爲民)정치'에 다름 아닐 것이다.

김전EBS부사장은, 앞으로 서울에서 별다른 일만 없으면. 5일 근무제가 실시되고 할 터이니, 주말이면 장흥으로 내려와 지역민들과 주말을 함께 보낼 생각이다. 그리고 지역을 위하는 일을 스스로 찾아가며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을 격의 없이 만나볼 생각이다. 방송인으로서 능력과 경험, 환경운동단체장으로서 경험, 기자로서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무리없는 문화사업도 고려해 본다는 생각이다.

예전과 달리 생각이 많아진 듯 싶다. 고민도 많았는지 많이 수척해진 것 같다. 요즘은 고향에서 몇 보따리 가져온 '장흥에 관한 책'을 읽는 게 소일거리다. 장흥문화원에서 펴낸 책들이 대부분이다. 얼마전에는 교보문고에 나가 이청준, 송기숙, 한승원씨의 책들도 몇십 사왔단다. 이제는 소설도, 시집도, 옛고문집도 모두 장흥에 관한 것만 읽을 생각이라고 한다. 이번에 고향에 내려가 새삼 고향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생각을 절실히 가졌다는 것이다. 해서 앞으로는 누구 앞에서도 장흥의 문화에 대해서, 장흥의 역사에 대해서, 최소한 몇 시간 정도는 강의할 수 있는 정도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것.

기자가 처음으로 김전EBS부사장을 만난 것은 지난해 11월이었다. 그리고 그가 선거운동을 시작한 이후 4월 초순 쯤엔가 두 번째로 잠깐 만났고 이번에 세번째로 다시 만났다. 장흥에서의 불과 두어달 남짓 생활이었을 터인데 그동안 변해도 많이 변화되어 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더욱 그의 앞으로의 '행로'가 기대되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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