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산'/ 2001-01-09
장흥 부용산 /'사람과 산' 글 이정숙 기자 사진 서준영 기자
운주리∼부용사∼정상∼수리봉∼삼밭골 능선∼운주리 5.7Km
"부용산(芙蓉山·609m)은 동학운동의 최후 격전지의 하나였던 산입니다. 또 이 산자락에서는 법관이나 사회 저명인사가 많이 배출되었는데 이것이 다 부용산의 정기 덕분이라지요. 봄이 되면 온 산이 진달래 철쭉으로 불이 붙는 듯한데 등산로가 아직 제대로 나 있지 않아 섣불리 뛰어들지 못하는 산입니다."
부용산은 장흥군청이 홍보자료로 제작한 팜플렛에도 천관산(723m), 사자산(666m), 제암산(807m) 등과 함께 장흥의 명산으로 이름이 올라가 있으면서도 아직 매스컴을 타지 않은 유일한 산이었다.
부용산 개척에 앞장서 온 이영돈씨(46세·장흥산악회)는 장흥산악회 회원들끼리만 조용히 찾다가 최근에는 목포나 순천의 산악회에서도 간간이 찾아온다고 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었다. 장흥으로 향했다.
용산면사무소에 들어서니 면사무소 산업팀장인 이용록씨(49세)가 사진 한 장을 건넨다. 부용산 정상과 수리봉이 어깨를 벌린 듯 산을 떠받치고 있다. 한마디로 듬직한 산세였다.
사진 속의 부용산은 파릇한 보리밭 위로 때늦은 눈이 덮여 봄눈에 피어난 한떨기 꽃처럼 처연했다. 이용돈씨와 이영록씨, 장흥군청 문화공보과의 엄길섭씨(42세), 광주에서 내려온 객원기자 김현준씨(38세)와 함께 면사무소 뒷길을 따라 운주리로 달린다.
버스 종점인 마을 공터에 도착하니 공터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제법 역사가 있어 보이는 두그루의 느티나무가 눈에 띈다. 수령 오백년 가까이 된 느티나무, 군에서도 보호수로 지정해놓은 당산나무였다.
외출중이라며 마을을 나서던 고재현씨(67세)는 "정월 보름 새벽 부용사 갈림길에 있는 당나무 아래에서 하늘신에게 첫 제를 지낸 다음 이곳 동단(東檀)과 전단(前檀)에서 차례로 제를 올립니다, 제관은 아무리 추워도 반드시 찬물에 목욕을 하는데 이 제사 덕분인지 6·25때도 마을에서는 전사자가 나오지 않았습니다."라며 당제의 내력을 일러준다. 그러니 이 공터는 중요한 사안을 의논하던 마을 회의장쯤 되었던 것이다. 4대찌 운주리에 살아온 고씨는 부용산의 내력에 대해서도 훤했다.
"저 오른쪽 봉우리가 상봉(부용산 정상)이고 왼쪽 것이 수리봉입니다. 또 부용사가 있는 상봉쪽으로 패인 골짜기는 뒷골, 수리봉(554m) 쪽으로 난 골짜기는 앞골이라 부르지요. 수리봉 아래 울퉁불퉁한 바위를 베틀바위라 부르는데 동학운동 때 아녀자들이 저기 아래에서 베를 짰던 곳이라 하여 부르게 된 이름입니다. 장흥 석대들 전투에서 패한 동학군들이 부용산으로 들어와 일본군과 관군에 대항하여 싸우다 포위되자 이골저골로 흩어졌는데 뒷골로 도망간 사람들은 살았는데 앞골로 간 사람들은 모두 죽었답니다. 또 상봉 헬기장 아래쪽에는 이십여명이 들어갈만한 석굴이 있어서 육이오때는 사람들이 피신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군청이 석굴이 있던 골짜기에 있었습니다."
인명을 보듬어준 부용산의 덕성
부용사에서 10분 남짓 걸리는 용샘에서 땀을 식히는 취재진. 정상 전 마지막 휴식처이다. 용샘은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하며 용산면 사람들이 이곳에서기우제를 지낸다.
전란의 시달림 속에서 부용산은 사람을 지켜준 산으로 이러한 덕성은 임진왜란까지 거슬러 오른다. 정상 서북쪽 주능선에 있는 '장구목재'는 임진왜란 당시 이맹(李孟)이란 장수가 활을 가지고 골 어귀에 버티고 서서 왜적이 들어오는대로 쏘아죽여서 피난민을 안전하게 지켰다는데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기록이「장흥군지」에 전하고 있다.
용산면이 고향인 이영돈씨는 부용산의 이모저모를 조사해 작년 4월<장흥신문>에 글을 낸 적이 있는데, 그는 "부용산은 부처가 솟은 산이라는 '佛聳山', 산삼 따위 귀한 약초가 많이 나 '약다산(藥多山)', 돌이 많아 '석다산(石多山)' 등으로도 불린다"고 일러준다. '불용산'이란 이름에 공감이 간다.
광장 남쪽 '운곡거사유적비'를 지나 마을 뒤로 돌아드니 보리밭 사잇길이 펼쳐진다. 멀리 진초록을 띤 운주저수지가 눈에 들어오는 지점에 서자 길 왼쪽에 '산불예방'이란 플래카드가 붙은 부용사 갈림길이다.
오늘 취재산행은 장흥산악회에서 개척한 운주리∼부용사∼정상∼수리봉∼운주리를 잇는 원점회귀 코스다.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골안마을을 거쳐 장구목재로 가는 길이므로 일행은 좌회전해 부용사가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갈림길로 들어서자마자 왼쪽 언덕에 금줄이 쳐져 있는 것이 보인다. 금줄 10여미터 위 숲속에 고재현씨가 얘기해준 당나무가 자리하고 있지만 하산길에 들르기로 한다. 길은 훤하게 뚫린 비포장길이다. 본래 부용사까지 호젓한 오솔길이었는데 작년에 공사를 해 넓힌 데다 간간이 콘크리트 포장이 되는 바람에 호젓한 맛이 떨어져 일행은 계곡을 따라 오른다. 이영록씨는 '용산면사무소에서 부용사까지 계곡 등산로를 새로 정비할 계획'이라고 귀띔을 한다.
진달래 꽃물 묻어나는 산길
정상 헬기장 볕 따스한 곳에서 점심을 먹는 취재진. 바다에서 막 솟아오른 듯한 천관산과 도암만 넘어 만덕산 암봉과 멀리 장흥 앞바다 전경이 시원하다.
살랑거리는 바람이 아직 차갑게 느껴지는 4월 초순의 남녘 날씨다. 넓은 길을 버리고 계곡을 거슬러 오른다. 산비탈에는 분홍 물을 머금은 진달래가 꽃망울을 한창 터뜨리고 있는 중이다. 계곡물을 한모금 마시고 난 엄길섭씨가 "물에서 진달래 맛이 나지요?"라며 근사한 한마디를 던진다. 그러고 보니 부용산 계곡이야말로 한점 오염되지 않은 일급수가 아닌가.
부용사 아래 돌탑을 쌓아 놓은 막다른 공터까지는 쉬엄쉬엄 20여분만에 도착한다. 초파일을 앞두고 부용사에서 달아놓은 연꽃등을 지나자 등산로는 동백꽃잎 뚝뚝 떨어진 동백숲 터널로 이어진다. 사색을 절로 불러일으키는 호젓한 길을 만나자 김현준기자가 "산은 역시 들어와 봐야 알겠네요."라며 감탄사를 내뱉는다.
동백숲 오른쪽에 동학군 전적지라고 알려진 돌탑이 한 무더기 있고 몇 발자국을 더 걷자 왼쪽에 부용사라 적힌 표지석이 다가선다. 두 기의 장승을 세워놓은 부용사는 절이라기보다는 여염집 분위기다.「장흥군지」에 전하는 부용사는 본디 고려 중기 때 세워진 절인데 소실연대에 대해서는 임진왜란 때인지 갑오년 농민군 소탕 과정에 불탄 것인지 정설이 없다.
등산로 주변은 철쭉과 진달래 천국이다. 철쭉이 피려면 오월은 되어야하고 진달래만이 나뭇가지 사이사이에 얼키설키 섞여 꽃을 틔우고 있다. 그런 진달래가 자신을 뽐내기보다 겸손과 미덕을 갖춘 마음씨 고운 아가씨를 연상시켜 마음도 분홍빛으로 물든다.
부용사에서 시작된 능선길은 갑작스런 급경사라 모두들 거친 숨을 몰아쉰다. 10여분 올라 오른쪽 건너편 산기슭에 '병풍바위'라 불리는 바위에 눈길을 주고 계속 오르자 드문드문 난초가 눈에 띄더니 그 다음엔 얼레지 군락이 펼쳐져 온통 보랏빛이다. 산죽밭을 지나 숲속에 그윽이 들어앉은 두 번째 휴식처 용샘에 도착해 한숨 돌린다. 부용사를 떠난 지 30분만인데 꽤나 가쁜 숨을 몰아 쉰 만큼 고도가 높아져 어느덧 주능선이 눈높이에 와 있다.
샘 앞에는 '용샘'이란 글자가 박힌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주능선에서 불과 500여미터 아래에 위치한 이 샘은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곳이라 하니 남상천의 발원지라 해도 무리가 아닐 듯하다. 용샘은 용산면 사람들이 기우제를 지내는 곳인데 이영돈씨가 설명해주는 이곳의 기우제는 이러했다.
"개를 용샘까지 끌고 올라가 목을 친 다음 피를 용샘의 바위 벽에 바른다고 합니다. 그리고나면 제의 효과가 얼마나 영험한지 벌써 내려오는 길에 비를 만나게 되었다는군요."
제를 지낸 것인지 벽에는 불그스레한 흔적이 있다. 노란 생강나무꽃이 드리워진 샘가에 둘러서서 물을 한 모금 마신 일행들은 이제 정상으로 발길을 돌린다. 5분여만에 주능선에 도착해 장구목재 방면으로 '목포 푸른산악회'와 '메아리 산악회'라 적힌 이정표가 달려 있어 장구목재까지도 등산로가 나 있으리라 추측되었다.
부용사 바로 아래 넓은 공터에 쌓은 돌탑을 둘러보는 취재진. 돌탑 왼쪽으로 난 부용사 오르는 길은 동백꽃잎 뚝뚝 떨어지는 꽃터널이다.
주능선은 아기자기한 바위전망대
부용사로 가는 계곡길에 동백꽃이 반긴다. 취재진은 부용사까지 확장된 넓은 길을 버리고 호젓한 계곡을 따라 올랐다. 표지석이 세워진 정상에 도착하니 11시 15분. 용샘에서 불과 10분 거리였다. 정상에 도착하며 맨 먼저 눈앞에 다가선 것은 마치 바다 위에 둥실 떠 있는 듯한 천관산의 모습이었다. 바가지를 엎어놓은 듯 둥그스름한 천관산 능선에는 '사오정의 덧니'처럼 바위가 삐죽하게 튀어나온 것이 맨 눈으로도 보일 정도다. 그러나 서쪽 도암만 너머 만덕산의 암봉은 예상보다 훨씬 멀리 있었다.
헬기장 양지바른 곳에 김밥과 방울토마토, 김치 등을 펼쳐놓고 둘러앉았다. 볼을 간질이는 보드라운 바람이 훑고 지나가고 바다를 향해 고개숙인 나지막한 산야들을 바라보노라니 이보다 더한 천국이 없을 듯하다.
몰려오는 졸음을 뿌리치고 12시 반경 수리봉으로 향한다. 10분만에 첫 전망대 바위에 서니 부용사와 운주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능선길은 한사람이 지나갈 정도로 좁고 나뭇가지에 걸리지 않으려고 몸을 요리조리 비틀며 가다보면 어느덧 진달래 꽃잎이 얼굴을 스친다.
정오 햇살을 받아 봉오리가 막 터진 쭈글쭈글한 꽃잎이 얼굴에 와 닿는 느낌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싱그럽다. 사람이 다니지 않는 한적한 곳을 일부러 찾아다니길 좋아해 늘 고생을 사서하는 이영돈씨는 "이런 산길이 진짜 산행의 맛을 느끼게 한다."며 앞장서간다.
수리봉은 철쭉으로 치장한 암봉이다. 5월이 되면 이 등성이에서는 또 한차례 꽃불 잔치가 펼쳐질 것이다.
만약 꽃불에 눈이 붉어지기라도 하면 눈을 돌려 파아란 남도 바닷물에 식히면 되리라. 바위틈을 지나 철쭉 가지를 붙잡고 30여분만에 수리봉에 오른다. 부용산의 또다른 이름인 '석다산(石多山)'은 정상에서 수리봉 구간에 적합한 이름일 듯 싶다. 거대한 암벽지대는 없을지라도 자그마한 바위를 딛고 넘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기 때문이다.
수리봉에 올라 전방의 하산로를 살핀다. 일행은 수리봉 끝의 작은 암봉을 하나 넘은 다음 약 800여미터를 더 가 높이 460미터 가량의 봉우리에 다다를 것이다.
거기서 오두재로 직진하는 하산로를 버리고 왼쪽 삼밭골 능선을 타고 끝까지 내려가면 당나무가 자리한 부용사 갈림길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삼밭골 능선 하산길에서 바라보이는 운주저수지. 주능선에서 40분 가량 내려온 지점이다.
수리봉을 지나 오두재와의 갈림길까지는 20여분. 길이 희미하게 이어진 능선길로 15분 가량 내려가니 오른쪽으로 너르게 터를 잡은 무덤이 나온다.
길은 예상보다 수월하다. 남녘의 산치고 몸을 몸잡는 넝쿨이나 잡목이 거의 없다. 소나무 숲길이 한동안 이어지다가 두 번째 무덤을 만나는 곳에 서니 부용산 자락으로 둘러싸인 운주저수지가 멀리 눈에 들어온다.무덤가에는 할미꽃이 여기저기 피어있다.
점점 낮아지는 고도, 언덕처럼 야트막한 등선이를 넘는 시간은 예상보다 길다. 두 번째 무덤에서 당나무까지 45분이나 걸렸다.
부용사 갈림길에 내려서니 마치 처음 보는 풍경인양 싱그런 보리밭과 순하고 부드러운 연둣빛 이파리들이 눈을 맑게 해준다. 산을 타는 동안 그새 돋아난 것인가.
이영돈씨와 이영록씨가 합창하는 보리피리 소리 들으며 마을로 발길을 옮기는 동안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봄이 부르는 것 같아 자꾸만 뒤돌아보았다.
산행 길잡이
진달래 철쭉꽃 물드는 바위능선 장관
운주리 원점회귀코스 다양하고 다도해 전경도 시원해
장흥군 용산면 운주리에 자리한 부용산은 운주마을을 중심으로 부챗살 모양을 이루고 있어 다양한 원점회귀 산행이 가능한 곳이다. 정상에서 수리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진달래와 철쭉 군락지대다. 곳곳에 튀어나온 바위에서 바라보는 도암만과 다도해 전경이 시원하며 바다에서 솟아오른 듯한 천관산을 바로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원점회귀 산행은 능선상의 장구목재, 정상, 수리봉, 오두재를 기점으로 연결할 수 있다.
취재진이 산행한 운주리∼부용사∼정상∼수리봉∼운주리 코스는 약 5.7킬로미터로 넉넉잡아 5시간이 걸린다. 또 운주리∼부용사∼정상∼수리봉∼오두재∼운주리 코스는 약 8킬로미터로 오두재에서 운주리까지가 임도가 나 있다. 혹은 운주리∼부용사∼정상∼장구목재∼골안∼운주리 코스는 약 9.5킬로미터로 6시간쯤 예상된다.
장구목재 아랫마을인 골안은 부용사 갈림길에서 직진해 저수지를 지나 갈림길을 만나면 왼쪽 큰길을 계속 따라가면 된다. 그러나 운주리에서 접근하기 멀어 하산로로 권할만하다. 골안에는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고 있으며 사륜차라면 들어갈 수 있다.
산행들머리는 운주리 버스종점인 마을 광장이다. 본격적인 산행은 운곡거사유적비를 끼고 마을 뒤로 돌아가 운주저수지가 보이는 지점에서 왼쪽의 '산불예방' 플래카드가 붙은 부용사 갈림길부터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부용사를 거쳐 정상으로 가는 길이고, 직진하면 장구목재로 간다. 부용사까지는 약 20분. 부용사까지는 최근 확장공사로 길이 넓게 닦여 있고 간간이 콘크리트 포장길이 눈에 띄는데 용산면사무소에서는 부용사까지 새로운 계곡 등산로를 정비하고 있는 중이다.(용산면사무소 산업팀장 이영록씨 ☎061-862-9363)
부용사부터는 절 오른쪽 산죽밭을 끼고 가파른 능선길이 시작된다. 길은 용샘을 지나 헬기장이 있는 정상 50여미터 전의 주능선으로 연결되고 부용사에서 정상까지는 약 35분이 걸린다. 물은 용샘에서는 한 모금 마시는 정도로 만족하고 수통을 채우려면 부용사에서 담도록 한다. 정상에서 수리봉까지는 1.2킬로미터, 반대편 장구목재까지는 2.8킬로미터다. 장구목재까지의 등산로는 직접 확인하진 못했지만 주능선에 푸른산악회와 메아리산악회 표지기가 갈린 것으로 보아 등산로가 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부용산 안내도
정상에서 수리봉가지는 한사림이 지나갈 만한 폭의 등산로가 나 있으며 길 잃을 염려는 없다. 수리봉에서 남동쪽으로 800여미터를 가서 460여미터 높이의 봉우리에서 오두재로 가는 길과 갈라진다. 이 갈림길에서 시작되는 삼밭골 능선은 운주마을까지 1시간 15분쯤 걸리며 하산하는 동안 두곳의 무덤을 지난다. 두 번째 무덤 앞에서 운주저수지가 잘 보인다. 당나무에 도착하면 바로 아래가 산행을 시작한 부용사 갈림길이다.
교통 및 숙박
장흥이 기점이다. 장흥공용정류장(☎061-63-9036)에서 용산면 운주리행 버스가 08:10, 15:50, 18:00 세 번 다니며, 용산면에서 12:30에 들어가는 버스가 있다. 운주리 종점까지 약 20분 걸린다. 들어간 차는 바로 돌아 나온다.
운주마을에는 숙박시설이 없으므로 장흥 읍내에서 하는 것이 편하다. 읍내에는 탐진각(☎061-863-7456) 등 여관이 많이 있다.
먹거리
남포 자연산 석화구이
용산면 상발리 남포마을은 장흥의 대표적인 자연산 석화 산지다. 남포마을 55가구의 마을 아낙들이 갯벌에서 직접 캐온 굴을 그 자리에서 장작불에 구워 먹을 수 있는데 성수기인 11월부터 1월까지는 자리를 예약해야 할 정도다. 불에 얹어 놓은 석화가 익어 입이 벌어지면 살짝 익은 굴을 꺼내 먹는데 초고추장이나 간장을 찍지 않아도 간이 알맞게 배어 있어 담백한 맛이 별미다.
추운 겨울에는 비닐 천막을 쳐놓아 가족이나 연인끼리 와서 남포의 해안선을 바라보며 직접 구워 먹는 경험 또한 잊지 못할 추억거리다. 대형 자루 1개는 약 5만원, 소형 자루 1개는 2만원. 원하는 양만큼 사서 먹을 수 있다. 이영종 어촌계장(☎061-863-5510), 김수진 이장(☎863-8589).
남포 세발낙지회
남포마을에서 장흥으로 돌아나오다 용산동초등학교 맞은편에 자리한 만남가든(☎864-5472 장태현)은 장흥 앞바다에서 잡아올린 신선한 세발낙지회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횟집 마당에서는 출렁거리는 남포 앞바다가 한눈에 보여 남도 바닷가의 그윽한 정취를 한껏 만끽할 수 있다. 낙지회는 한접시에 2만원이고, 그 외에 아나고, 광어, 농어, 백숙, 오리주물럭도 취급하고 있다.
볼거리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 남포와 마을 앞바다의 소등섬이 가볼만 하다. 소등섬은 영화<축제>의 촬영장소로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이곳에서 보는 일출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소문을 듣고 남도 바닷가 일출을 보거나 촬영을 하러 사람들이 찾아오는데 아직은 그 수가 적어 때가 타지 않은 한적한 어촌의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사람과 산' 글 이정숙 기자 사진 서준영 기자
